근황이라기보단 몇 달 치의 기록이다. (저번 근황 글을 보는데 1년 전이라 깜짝 놀랐다. 블로그 만든지 이렇게나 오래됐다고? + 아니 1년동안 글을 쓴게없네...ㅎ)

 

- 여름방학 말미에 코로나에 걸렸다. 학생들은 죄다 하루이틀 열이 조금 나다가 증상이 다 낫고 게임만 했다고 해서 나도 그러겠거니 했는데, 왠걸 일주일 내내 엄청나게 고생했다.

열은 이틀 정도만에 내렸지만, 목구멍을 면도날로 쑤시는 듯한 인후통이 한참을 갔다. 침도 물도 못삼키고, 죽이랑 한시간 동안 씨름을 해서 종이컵 한컵 양보다도 적게 먹었다. 학생들은 젊어서 괜찮았던 것이었다. 늙은이는 아프면 안된다.

 

-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면접을 보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면접은 무난하게 본 것 같은데, 돌아켜보니 자신있게 한 대답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고...ㅎㅎ

합격할지, 어떤 연구실에 가서 어떤 연구를 할 지는 아직 모르지만 진학하게 되면 관련 글도 남길 수 있겠지 싶다. (직장 생활과 병행할 예정이라, 여기에 글을 남길 에너지가 남을까 싶긴 하다.)

 

- 주말에 이태원 참사가 있고나서 오늘 월요일에 출근을 했다. 아무 생각없이 검은색 넥타이와 자켓을 한 블랙 정장 스타일의 출근룩을 택했는데, 점심 시간에 산책하며 선생님께서 이태원 사고 때문에 조의를 표하는 복장이 너무 멋있다고 하셨다. 이후에도 몇몇 선생님이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 친한 선생님께는 진실을 슬쩍 밝히고 안그런 선생님께는 허허 웃고 넘겼다.

운 좋게 하루 평판이 올라간 해프닝으로 끝내지 말고, 복장으로 조의를 표하면서 주변에도 좋게 비춰질 수 있는... 이런 방법도 있다는 것을 배웠으니 혹시라도 나중에 이런 사건이 생긴다면 신경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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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21.10.22)  (0) 2021.10.22

각각 몇 달 전과, 그리고 최근에 꽂혀서 1곡 반복으로 계속 듣던 노래 두 개이다.

 

둘이 곡 성향도, 이름도 비슷해서 한 번에 올린다.

(개띵곡이라 당연히 있을 줄 알고 노래방에 갔더니 둘 다 없어서 매우 서운했다.)

 

Talking Heads - Psycho Killer

 

이전 두 글에서 일본의 팝 장르 음악을 소개했지만, 고백했었듯 사실 그것들은 내 플레이리스트에서 매우매우 유니크한 곡들이고 리스트의 대부분은 락이다.

 

내가 락을 좋아하는 이유...만큼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이유는 그냥 듣기 좋아서지. 굳이 언어화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도 락 음악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운드를 꼽으라면 단연 베이스이다.

 

때문에 베이스 연주 영상 같은것들도 가끔 찾아서 보다보니, 유튜브에 베이스가 리드하는 곡 플레이리스트(https://youtu.be/59qUq5NRMhE)가 떠서 재생해놓고 게임하다가 듣게 된 곡이다.

 

처음 듣자마자, "이건 100% 70~80년대 락에서 회자되는 개띵곡이다" 싶어서 찾아보니 아니나다를까 토킹헤드가 1977년 발매한 노래더라. (토킹헤드라는 레전드 밴드가 있는줄은 알았지만, 곡을 찾아서 들어본 적은 없었다.)

 

해당 영상에 당연히 뮤즈의 노래도 있었는데, 원래 나에게 뮤즈의 Time is running out이나 Plug in Baby 같은 곡은 노래방용도였고, 외에도 Hysteria나 Stockholm Syndrome 같은 곡들은 들어봤지만 확 꽂히지는 않아서 딱히 내 플레이리스트에 뮤즈의 곡이 있지는 않았었다. (뮤즈가 약간 인싸픽 같아서 거부감이 있었던 것도 같다ㅎㅎ;)

 

그러다 영상에서 들은 Supermassive Black Hole이 썩 괜찮아 뮤즈의 노래를 쭉 찾아서 들어봤는데, 100% 취향 저격인 노래를 만나버렸다.

 

Muse - Psycho (Psycho 검색하니 레드벨벳 나와서 킹받는다.)

그래도 포스팅이니 취향 저격인 이유를 굳이 말로 짜내보면, 베이스 라인이 개지리는건 말할 것도 없고, 막 내지르는 것보단 능구렁이같고 쫄깃쫄깃한걸 더 좋아하는 내 보컬 취향에도 맞는다. 가사도 직관적이고 재미있다. 다 집어치우고 귀가 너무 즐겁다.

 

나의 음악 취향의 스펙트럼도 다양하지만, 그 중 가장 진한 취향을 100% 저격하는 곡이다. 누군가 음악 취향을 물어보면 이 곡을 들려줄 것 같다.

 

곡 두 개 띡 올려놓고 할 말 없으니 서너 줄만 적으려고 했는데, 역시나 영양가없이 글이 길어진다. 이만 자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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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노트 1권 中

 

데스노트의 한 장면이다.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진실이나 본심임에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말하야하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리얼리스트로서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팩트가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으니 따뜻하게 포장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고, 팩트를 입에 담는 것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본인, 혹은 세상을 위해 그래야 한다는 말에 가깝다. (물론 진실이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여 그 결과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만, 그것에 한정하고 싶지 않다.)

 

즉,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본인을 위해 그렇게 행동하라는 뜻이다.

 

라이토는 이를 굉장히 당연하게 말하고 있고, 나도 초등학생 시절 데스노트를 읽으며 아마 끄덕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 진정한 의미에서 이해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물론 머리로만 이해했지 실천을 못할 때가 더 많다. 나는 팩트가 있으면 상황 안 보고 일단 말하고 보는 사람에 가깝다. (개인적인 천성이겠지만, 나는 그것을 참기가 너무나도 어렵다.) 그래도 최근 각별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애초에 위 장면은 인간은 당연히 이러하다고 사신에게 설명해주는 장면이다(...). 이렇게 인간이라면 당연한 내용을 나는 사회화가 덜된 인간이라 서른을 목전에 두고서야 깨닫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이 퍽 부끄럽기는 하다. 그래서 이곳에 적는 것이고.

 

하여튼 이러한 깨달음과 노력의 연장선에서, 다음의 기사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도무지 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 글이다.)

 

 

 ( http://www.segye.com/newsView/20220607520578 )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교육(특히 수학교육)의 목적과 맞닿아있는 대통령의 발언이고, 깊게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이것이 공공연히 말하기에 적합한 발언일까??

 

학생들에게 수학, 과학을 왜 가르쳐야 할까. (여기선 논의를 편하게 하려 과목을 한정하지만, 다른 과목에도 전부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국가 차원에서 수학, 과학을 가르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의 말 처럼 "핵심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 맞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국가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말이며, 유일한 이유도 아니다. 오해를 막고자 볼드체로 적었다.) 바꿔 말하면 부국강병을 위해서이다.

 

핵심 인재가 되어 나라를 먹여 살릴 소수의 학생들에게만 해당 과목이 필요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냉정히 말하면 그것을 공부하는 것이 시간 낭비가 맞다.

 

언듯 철없어 보이는 학생들의 "사칙연산만 할 줄 알면 되는 것 아닌가요?? 수학을 왜 배워요??"라는 질문은 사실은 진실과 굉장히 맞닿아 있다.

 

하지만, 이것을 교사나 국가가 공공연히 말할 수 있는가??

 

"사실 너희들 대부분에겐 필요 없지만, 몇몇 우수한 학생들이 수학, 과학을 배워 여러분을 먹여 살릴 것이니 의미 없어 보이는 수학 문제를 10년 이상 붙들고 열심히 풀도록 하세요."

 

라는 말로 국민들이 수학, 과학을 배우도록 설득할 것인가? 진실을 감추고 사고력이니, 예술성이니, 실용성이니, 정신도야니 하는 이야기들을 입을 모아 말하여 "어... 듣다 보니 이거 공부해야 하는 것 같기도?" 싶도록 만드는 수밖에 없다. 일종의 가스라이팅이 맞다.

 

물론 나는 데스노트를 십수 번 정독했기 때문에, 이러한 진실을 학생들이나 동료 교사들에게 말해줄 일은 없다ㅎㅎ

애초에 이건 철저히 국가 차원에서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내가 수학을 가르치는 이유는 물론 이것과 다르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국가나 단체가 진실을 감추고 대중들을 유도하는 방식은 의식하고 보면 굉장히 많다.(이번 코로나 시국에 특히 많았다.) 나는 예전에는 이런 것을 아니꼽게 바라봤었지만, 이제는 위에 말했듯 문제 해결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 필요함을 인정한다.

 

하여튼 기사와 같은 생각을 대통령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환영하지만, 이렇게 공공연히 말하는 것에는 의문을 표하게 된다. 딱 보아도 수많은 교사, 단체, 시민들이 해당 발언을 물어뜯을 것 같지 않은가? (무슨 말을 하면서 비판할지 당장 수백 가지는 떠오른다.) 당장 지인 교사가 저 기사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것을 보기도 했고.

 

저런 말을 한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저렇게 방향을 천명하여 많은 정부 부처들이 변화하고 움직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철학을 정부 부처에 따로 전달하여 공유하는 데 그쳤으면 어떨까. 이렇게 기사화되도록 진실을 공공연하게 말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는 마이너스가 될 것 같다.

 

 

그래서 결론은? 나부터 잘하자. 뱉고싶은 말을 좀 참아보자. 나를 위해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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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0) 2021.08.24

 

아는 형이 들어보라고 보내준 음악인데, 맘에 들어서 소개한다.

 

보컬이 있는 미국 ver

 

보컬이 없는 일본 ver

원래 나는 플레이리스트 대부분을 락이 차지하고 있고, 요즘 힙합도 조금씩 추가되고 있는 리스너이다.

평소 음악 취향이 팝과는 거리가 꽤 있는 사람인데, 무슨 심리인지 도통 듣지 않던 장르의 노래에 꽂히면 이곳에 기록하고 싶어지나보다. 시티팝에 이어 오늘은 신스팝을 올리고 있다ㅎㅎ (이제보니 공교롭게 또 일본음악이기도 하다.)

하여튼 1978년에 Yellow Magic Orchestra에서 발매한 노래이고, 꽤나 전설적인 그룹이고 노래인 듯 하다. 실제로 사카모토 류이치라는 이름은 들어본 듯도 하고. 아마 좀 더 알아보고 들어보지 않을까 싶다.

그냥 듣기 좋아서 박제하는 것이고, 저번과 마찬가지로 사운드가 어쩌고 장르적 색깔이 저쩌고 말해댈 의지도 능력도 없다. 그냥 관련해서 떠오르거나 기록해둘 것들을 남겨두려 한다.

원래 어떤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을 한창 들을 때의 특정 장면이 기억나는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런 장면을 기록해두는 느낌으로다가ㅎㅎ

갑자기 TMI를 방출하자면 나는 들을 때마다 중학교 때 20세기 소년을 빌려 읽던 장면이 기억나는 노래, 버스타고 과외하러 가던 장면이 기억나는 노래, 과방에서 과제하던 기억이 나는 노래, 작년에 막 이사왔는데 코로나로 인해 출근하지 않던 봄날 낮의 창문 열린 방에서 느껴지는 싱그러움이 떠오르는 노래, 지금의 출근길이 떠오르는 노래... 같은 것들이 꽤 있다.

이 노래를 소개해준 형이 원래 평소에도 종종 음악이나 여러 영상이나 글, 사진 같은 것들을 카톡으로 보내주곤 하는데, 사실 안 눌러 볼 때도 많고 흥미가 동해야만 보고는 한다.

(이 노래를 틀어놓고 글을 쓰는데, 방금 밖에서 자동차가 경적을 빠빠빠빵빵 울린다. 그런데 이 노래 리듬과 정확히 맞아서 혼자 웃었다.)

이 음악도 그냥 보내줬으면 안듣고 넘겼을 수도 있는데, 이 노래를 보내기 전에 이 형이 동방홍마향 사운드트랙을 듣고있다며 보내는 것이 아닌가. 중학교 시절 참 이리저리 열심히도 팠던 시리즈인지라 반가워서 나도 추억팔이로 다시 들어보며 아는 채를 했다.

그러자 이 노래가 엄청 좋은데, 이걸 듣다가 홍마향이 떠올라서 찾아본거라고 하며 Tong poo를 보내주었다. 그러니 흥미가 돋아 조련된거마냥 눌러보게 되었다. 표현을 빌리자면, 이건 씹갓곡이고, 홍마향 사운드는 표절작품이라고ㅎㅎ 말이 세지만 꽤 동의하긴 한다. 이걸 홍마향 BGM으로 박아두어도 위화감이 없을 듯 하고, 멜로디 자체가 비슷한 트랙도 실제로 있다.

찾아보니 YMO는 실제로 ZUN이 영향을 받은 뮤지션이라고 하고, 이 곡은 아니지만 표절 논란이 있는 작품도 있더라.

글 쓰기 전의 내 생각으론 대충 링크걸고 서너줄 쓰면 할 말이 없을 줄 알았는데... 뭐 굳이 여기서 말을 줄여야 할 필요는 없지 않겠나. 그럼 이만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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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기말고사라, 학생들이 종종 수학문제를 가져와서 질문하고는 한다.

 

며칠 전에 다음과 같은 도형 문제를 질문한 학생이 있었다.

 

내가 풀려고 대충 옮겨서 그려둔 그림이다.

 

 

쉬는시간 중에 답을 못줘서 위처럼 그림을 그려 기록해둔 뒤, 이따가 수업 후에 다시 찾아오라고 말을 해주고 다시 교무실에 앉아 문제를 풀었다.

 

안풀린다ㅎ

 

사인법칙을 활용하면 풀리기는 하는데, 교재 단원을 보니 중2 이등변삼각형 단원이라 내심, 외심, 닮음, 삼각함수 등의 개념을 사용하지 않은 설명을 주어야 한다.

 

그러면 도구가 극히 제한적이라 이등변삼각형의 성질, 조건과 삼각형의 합동 정도인데...

 

변의 길이가 두 쌍이나 같으니까 저걸로 합동을 만들거나 이등변을 만들면 되는데, 보조선을 그어도 보고 각과 길이를 열심히 추적해도 초등적인 풀이는 찾지를 못했다.

 

질문한 학생은 결국 다시 찾아오진 않았지만, 풀이가 궁금하여 과학고 출신 후배에게 물어보니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답을 알려주었다.

 

풀이는 아래에 접어둔다.

 

 

더보기
삼각형 하나를 돌려서 붙히면 이등변삼각형이 된다.

 

 

왜 이걸 못했나 싶을 정도로 간단하다. (심지어 이등변삼각형을 활용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

 

몇년 전에 어쩌다 초등학교 경시대회였나? 문제를 풀어보려다가 실패한 적이 있는데, 주어진 도형을 잘 접었다 펴서 합동인 도형을 찾으면 쉽게 풀리는 그런 류의 문제였다. (해당 문항을 찾아보려 했는데 찾지 못했다.)

 

이런 문제는 주로 초등, 중등 기하의 심화문제에 단골로 나오는 유형인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내가 수학 공부를 제대로 한건 고등학생 때부터였고, 수능st의 도형 문제는

 

주어진 도형 내부에 (당연히 그려야만 하는 수준의) 보조선을 그리거나

 

변의 길이나 각 사이의 관계를 잘 파악하여

 

풀 수 있는 문제들 뿐이었다. (만약 위 문제의 아이디어같은게 포함된 문제가 나오면 수능st가 아니므로 그냥 거르게 된다;;)

 

그러다보니 기하 문제를 분석적으로 해결하는 쪽으로만 공부가 되어있고, 나는 살면서 도형 밖에다가 무슨 짓을 한다거나, 도형을 접는다거나, 돌리고 자르고 붙힌다든가 하는... 주어진 도형을 분석하는게 아니라 도형 자체를 적극적으로 조작하는 풀이는 공부해본 적이 없다. 아예 생각 가능한 행동 범위 밖에 있는 느낌. 위의 이등변삼각형 문제는 그런 류의 문제 중에서 쉬운 축일 탠데, 편린조차 잡지를 못한다ㅎㅎ

 

이런 문제를 꼭 풀줄 알아야 하는 건 아닌거 같지만... 그래도 질문을 받을 때 답은 줄 수 있어야 하므로 저런걸 공부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냥 경시대회 기본 교재 같은거만 봐도 많이 나올듯한데... 물론 공부할 생각만 있고 행동은 언제 할지 모른다ㅎ

2년차 교사가 되니, 수업에서 드는 고민점들을 작더라도 남겨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수업했던 기록이 온라인 수업 영상이나 활동지 등으로 남아있긴 하지만, 그것들은 수업을 준비한 내용이 담겨있는 것이다. 수업 이후에 가졌던 고민들이 100%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거꾸로 말하면 100% 머릿속에 남아있지도 않다. (사실 반의 반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

 

뭔가 거창한걸 적고싶어서 글을 적지 않고 있었는데...ㅎㅎ 그냥 한두 줄이라도 그냥 생각이 드는대로 이곳에 기록해두려 한다. 보여주기보다는 스스로의 생각을 기록해두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시작한 곳이기 때문에, 정돈된 글만을 남기겠다는 생각은 버리겠다.

 

잡설이 긴데, 본 생각으로 돌아가보자. 그냥 머릿속에 떠다니던 생각들을 무질서하게 나열할 거라, 전체를 관통하는 메세지나 결론이 없을 것 같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1

 

작년에 이 부분을 수업할 때는 학생이 등교하지 않아서, 그냥 촬영한 수업 영상만을 올렸었다. 나름 힘줘서 만들었던 파트라 혼자 만족하긴 했었는데, 학생들의 반응을 제대로 관찰할 일은 딱히 없었다.

 

따라서 내 오랜 기억을 더듬어서, 과거의 김밀이 수업을 듣는다 생각하고 수업을 구상하였던 것 같다.

 

나는 십수년 전 삼각형의 외심, 내심을 공부하던 기억이 비교적 선명하게 남아있다.

 

문제집 앞부분에 정리되어 있는 외심, 내심의 성질을 그냥 외우고, 문제에 적용하는데 문제의 그림을 보면 내심이든 외심이든 비슷해보여서 성질들을 굉장히 헷갈려하며 문제를 풀어나갔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가서 어느날 갑자기 "아 외심은 외접원의 중심, 내심은 내접원의 중심의 준말이구나. 그래서 외접원, 내접원을 그려보면 그 정의나 성질들이 그냥 너무너무 당연해서 뭐 하나 외울 필요조차 없는 것들이구나"를 깨닫고 중2때 난 대체 뭘 했던것인가 혼자 충격을 받았던 것까지 기억난다.

 

물론 당연하다는 것은 원의 성질과 같은 것들이 어느정도 내면화가 되어있어서 가능한 것이었고, 중2에게 외접원을 그려준다고 해서 그만큼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적어도 김밀(15세)처럼 뭔지 하나도 모르고 무지성 문제풀이 도구로만 사용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

 

그래서 외심, 내심을 의미있는 지식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두 점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는 점을 찾는다는 상황을 두 명의 학생이 약속 장소를 잡는 상황으로 제시하여 지도에 표시하도록 하였다. 그냥 두면 문제 상황 자체도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아, 선분의 중점도 정답이지만 다른 곳도 있다는 힌트를 제시했다.

 

몇몇 예습한 학생들은 수직이등분선을 그려놓고 엎드려 있다. 한 반에서 많아야 2~3명의 학생이 점을 몇개 찍은 뒤에 연결하여 수직이등분선처럼 생긴 녀석을 찾아서 그리고 있다. 절반 정도는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이런 과정을 통해 종이도 접고 하며 수직이등분선이라는 답을 반쯤 억지로 알려주고... 선분의 수직이등분선 위에 점이 있음과 점이 선분의 양 끝점으로부터 이르는 거리가 같음이 같은 말임을(동치임을) 설명하는데, 이때 아이들 표정이 조금 어두워지고 대답이 잘 안나오기 시작한다.

 

이전 교육과정에는 조건이고 명제고 이런 말들을 도형 단원을 도입할때 먼저 가르쳤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런 부분이 통째로 빠졌다보니 더 어려워하는 듯 싶다. 애초에 내가 설명하기도 더 어렵고... 내가 교육과정에 역행하는건가 싶기도 하다.

 

아이들 표정이 이러니까 해당 부분을 빼고 조금 느슨한 정당화를 지도하게 된 것인지, 그런 내용을 빼니까 아이들 표정이 이런 것인지는... 아마 둘 다이겠지?

 

 

3

 

표정이 어둡긴 해도

 

수직이등분선 <-> 두 점으로부터 거리가 같다

 

를 알아냈으니, 일사천리로 논의를 진행할 수 있다.

 

세 명의 약속 장소는 수직이등분선 두개를 그리면 바로 찾아낼 수 있고, 세 개를 그려봐도 당연히 그 곳에서 만난다. (추이성을 풀어서 설명하면 대부분 납득한다.)

 

직선 세개가 만나는게 신기한 일이라고 호들갑도 조금 떨고... 이후 외심의 성질들도 어렵지 않게 모두 이끌어낼 수 있다.

 

해당 과정에서 '수직이등분선 <-> 두 점으로부터 거리가 같다'를 어느정도 마음속에 받아들인 학생들은 끄덕이는 듯 하나, 아닌 학생들은 뭘 하고있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내심 역시 활동을 하고, 각의 이등분선을 사용해서 비슷하게 진행한다.

 

 

4

 

너무 길어지고 영양가 없어서 급히 마무리지으려 한다.

직전 3번 단락의 마지막 줄에서 이놈이 글을 쓰다가 갑자기 귀찮아져서 펜을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셨을 수도 있다. 매우 정확하다.

내용도 없고 읽기도 싫은 글인 것 같은데, 써둔게 아까워서 그냥 내가 나중에 보려고 올린다ㅎㅎ

 

외심 활동에서는 친숙하게 하려 친구들의 약속 장소를 찾기로 했지만, 그냥 사업 부지나 공장을 짓는다던지 하는게 조금 더 실제적인 맥락에서는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수직이등분선, 각의 이등분선을 적극 활용한 논증이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사용했지만, 내 생각만큼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하면 할수록 교과서에 적힌 방법이 완벽하진 않아도, 왜 그렇게 서술했는지는 이해가 더욱 되곤 했다.

 

다음에 또 이 부분을 수업한다면, 이러한 논증을 더 확실하게 강화해서 잘 전달해볼 것인지... 아니면 그냥 교과서 식으로 전개할 것인지, 제3의 길이 있을지? 고민을 해볼 것 같다.

 

나름대로 공을 들여 수업한 파트인데, 기대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았던 것 같다. 딱 50점 정도였노라 자평하며 글을 맺자.

- 몇달 전 구입한 WF-1000XM4 코드리드 이어폰. 리뷰 글을 적을까도 했지만 귀찮아서 안했는데... 며칠 전 주머니에 넣고 그대로 세탁기에 돌린 뒤 운명하셨다. 다행히도(?) 충전 케이스만 돌려서 내일 서비스센터가서 유상교환 해야할듯 하다.

 

- 오늘 3D프린터 돌리다가 실수로 210도로 달궈둔 노즐부분을 만졌다. 왼쪽 검지 첫째마디에 찐한 물집이 잡혔는데, 물집이 안터져서인지 아무 고통이 없다? 여튼 응급처치 후 피부과 내원했는데 그냥 지켜보자 하신다. 덕분에 오늘은 운동을 쉬었는데, 바벨에 손 끝이 쓸리면 안될 것 같아서 고민된다.

 

- 한화생명 롤드컵 8강 진출^^ (이건근황이아니다)

 

- 데브시스터즈에 물렸다(...) 16.5층 구조대 오냐?

 

- 1월에 몬헌 라이즈가 스팀버전으로 출시된다고 한다. 더욱 겨울방학을 기다리게 되었다.

 

- 수업 관련하여 글을 더 쓰려 했는데, 쓰다보니 길어져셔 임시저장 해놓고 마무리를 안짓고 있다ㅎ 언젠간올리는걸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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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나 음악 듣는 걸 좋아하면서도, 새로운 걸 찾기는 귀찮아서 예전에 보고 듣던 것만 끄집어낸 지가 오래...

 

예전엔 새로운 걸 감상하는 것도, 그걸 찾아보는 과정도 다 재미있었던 것 같은데, 이젠 늙고 병들어서 그런가 쉽지 않다. (그런 것 치고는 20살부터 그랬다. 그냥 늦게 발현한 천성인가...)

 

그런 이유로, 뜬금없이 떠오른 이 노래를 유튜브에 검색하여 들어보고 꽂혀서 3일 내내 반복 재생 중이다.

 

 

유유백서OP 풀버전 - 미소의 폭탄(微笑みの爆弾) 가사 포함

곡 제목 微笑みの爆弾(미소의 폭탄) - 馬渡松子(마와타리 마츠코) 유유백서 오프닝 full

youtu.be

이후 애니메이션을 새로 발매라도 했는지, 고화질 풀버전 영상이 있는게 신기하다.

 

 

아마 11살 언저리였지 싶다. 밤 늦게 10시 즈음 방영되는 유유백서를, 거실 TV는 차지하지 못해서 어두컴컴한 안방의 작은 TV에서 홀로 매일 챙겨봤던 기억이 있다.

 

이제 생각해보면 어릴 적 TV로 방영하여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무조건 세 손가락에 들어갈 것 같다. 얼핏 떠올려보면 애니메이션의 퀄리티가 꽤 뛰어나기도 했고, 지금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가 토가시임에 미루어보면 애초에 취향에 맞기도 했을 것이다.

 

나이가 나이였던지라 이츠키가 순수한 소녀에게 무삭제 포르노를 들이대는 쾌감에 비유하며 이야기하는 장면이나, 라이젠이 여의사를 밤새 꼬셨다는 내용 등에 꽤 충격을 받았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내 기억에 처음으로 본 더빙되지 않은 자막 ver의 애니메니션이었으니, 아마 이게 처음으로 듣게 된 일본어 노래가 아니었을까 싶다. 비슷한 시기에 세인트 세이야 오프닝은 더빙되어 흘러나오던 것이 기억난다. (이것도 언젠가 리뷰를...)

 

지금 와서는 추억 보정도 들어갔지만, 곡 자체를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것 같다. 당시에 들리는 대로 흥얼흥얼 따라 부르던 가사가 아직도 기억날 정도이니...

 

사실 3일쯤 내리 들으니 슬슬 물리기도 하지만... 이 현자타임에 리뷰를 적어놔야 할 듯하여 끄적여둔다.

 

앞으로 넣어뒀다가 또 문득 떠오르면 꺼내어 들게 될 노래 중 하나가 되지 싶다.

 

리뷰라기보단 그냥 곡에 관련된 추억팔이와 막연한 감상 뿐인데(...) 앞으로도 이럴 예정이다. 뭐 애초에 전문적인 리뷰를 작성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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