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노트 1권 中

 

데스노트의 한 장면이다.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진실이나 본심임에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말하야하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리얼리스트로서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팩트가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으니 따뜻하게 포장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고, 팩트를 입에 담는 것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본인, 혹은 세상을 위해 그래야 한다는 말에 가깝다. (물론 진실이 타인의 감정을 상하게 하여 그 결과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만, 그것에 한정하고 싶지 않다.)

 

즉,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본인을 위해 그렇게 행동하라는 뜻이다.

 

라이토는 이를 굉장히 당연하게 말하고 있고, 나도 초등학생 시절 데스노트를 읽으며 아마 끄덕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 진정한 의미에서 이해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물론 머리로만 이해했지 실천을 못할 때가 더 많다. 나는 팩트가 있으면 상황 안 보고 일단 말하고 보는 사람에 가깝다. (개인적인 천성이겠지만, 나는 그것을 참기가 너무나도 어렵다.) 그래도 최근 각별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애초에 위 장면은 인간은 당연히 이러하다고 사신에게 설명해주는 장면이다(...). 이렇게 인간이라면 당연한 내용을 나는 사회화가 덜된 인간이라 서른을 목전에 두고서야 깨닫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이 퍽 부끄럽기는 하다. 그래서 이곳에 적는 것이고.

 

하여튼 이러한 깨달음과 노력의 연장선에서, 다음의 기사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도무지 흐름을 예측할 수 없는 글이다.)

 

 

 ( http://www.segye.com/newsView/20220607520578 )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교육(특히 수학교육)의 목적과 맞닿아있는 대통령의 발언이고, 깊게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이것이 공공연히 말하기에 적합한 발언일까??

 

학생들에게 수학, 과학을 왜 가르쳐야 할까. (여기선 논의를 편하게 하려 과목을 한정하지만, 다른 과목에도 전부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국가 차원에서 수학, 과학을 가르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의 말 처럼 "핵심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 맞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국가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말이며, 유일한 이유도 아니다. 오해를 막고자 볼드체로 적었다.) 바꿔 말하면 부국강병을 위해서이다.

 

핵심 인재가 되어 나라를 먹여 살릴 소수의 학생들에게만 해당 과목이 필요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냉정히 말하면 그것을 공부하는 것이 시간 낭비가 맞다.

 

언듯 철없어 보이는 학생들의 "사칙연산만 할 줄 알면 되는 것 아닌가요?? 수학을 왜 배워요??"라는 질문은 사실은 진실과 굉장히 맞닿아 있다.

 

하지만, 이것을 교사나 국가가 공공연히 말할 수 있는가??

 

"사실 너희들 대부분에겐 필요 없지만, 몇몇 우수한 학생들이 수학, 과학을 배워 여러분을 먹여 살릴 것이니 의미 없어 보이는 수학 문제를 10년 이상 붙들고 열심히 풀도록 하세요."

 

라는 말로 국민들이 수학, 과학을 배우도록 설득할 것인가? 진실을 감추고 사고력이니, 예술성이니, 실용성이니, 정신도야니 하는 이야기들을 입을 모아 말하여 "어... 듣다 보니 이거 공부해야 하는 것 같기도?" 싶도록 만드는 수밖에 없다. 일종의 가스라이팅이 맞다.

 

물론 나는 데스노트를 십수 번 정독했기 때문에, 이러한 진실을 학생들이나 동료 교사들에게 말해줄 일은 없다ㅎㅎ

애초에 이건 철저히 국가 차원에서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내가 수학을 가르치는 이유는 물론 이것과 다르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국가나 단체가 진실을 감추고 대중들을 유도하는 방식은 의식하고 보면 굉장히 많다.(이번 코로나 시국에 특히 많았다.) 나는 예전에는 이런 것을 아니꼽게 바라봤었지만, 이제는 위에 말했듯 문제 해결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 필요함을 인정한다.

 

하여튼 기사와 같은 생각을 대통령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환영하지만, 이렇게 공공연히 말하는 것에는 의문을 표하게 된다. 딱 보아도 수많은 교사, 단체, 시민들이 해당 발언을 물어뜯을 것 같지 않은가? (무슨 말을 하면서 비판할지 당장 수백 가지는 떠오른다.) 당장 지인 교사가 저 기사에 대해 난색을 표하는 것을 보기도 했고.

 

저런 말을 한 의도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저렇게 방향을 천명하여 많은 정부 부처들이 변화하고 움직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철학을 정부 부처에 따로 전달하여 공유하는 데 그쳤으면 어떨까. 이렇게 기사화되도록 진실을 공공연하게 말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는 마이너스가 될 것 같다.

 

 

그래서 결론은? 나부터 잘하자. 뱉고싶은 말을 좀 참아보자. 나를 위해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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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0) 202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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